문재인 캠프측의 선거인단 모집 요구는 대한변리사회 입장에서도 큰 부담이었던 것 같습니다.
변리사회 임원들이 나눈 SNS 대화를 보면 협회 차원의 선거인단 모집이 불러올 후폭풍을 우려해 고심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계속해서 고정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15일 대한변리사회 임원들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캠프의 직능단체 담당자인 전현희 의원을 만난 직후, 전 의원실이 변리사회 측에 전달한 선거인단 명부 양식입니다.
이름과 전화번호는 기본, 선거인단에 등록해야 받는 인증번호와 추천자 이름까지 적게 돼 있습니다.
명부를 채워달라는 게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선거인단을 모아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인 변리사회 임원들은 SNS 메신저로 '갑론을박'을 벌였습니다.
한 임원이 "(선거인단 명부를) 전체적으로 취합하기는 곤란하다며 거절하는 방법도 있다"는 의견을 내자,
다른 임원도 "변리사회를 정치적 목표를 위해 이용했다는 내홍을 치를 수 있다"고 우려를 합니다.
"선거인단 모으기가 힘들다"는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결국 변리사회는 고심 끝에 선거인단 500명을 모집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협회 차원이 아니라 임원들이 개인적으로 선거인단을 모으는 대신, 선거인 명부의 추천인란에 '변리사'라는 직함을 써서 협회 차원에서 노력했음을 생색내기로 한 겁니다.
당장 변리사 회원들 사이에선 "정치권이 민원을 해결해 줄 것처럼 불러놓고 사실상 특정 후보 지지를 요구한 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고정현입니다.
고정현 기자: sangamdongking@donga.com
영상취재 이준희
영상편집 김지윤
그래픽 이진, 한정민